태국 푸켓 리브어보드, 시밀란의 바다 위에서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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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밀란 리브어보드

 

누군가 내게 “취미가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스쿠버다이빙이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면 아래 세계에 매료되어 살아왔다.

 

물속에 들어가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멈춘다. 세상의 소음도, 인간관계의 피로도, 나 자신에 대한 불안도.


하지만 현실은 늘 다이빙과의 거리감을 만든다. 시간, 비용, 일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엔 늘 ‘다시, 바다로 가야지’라는 바람이 살아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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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 리브어보드

 

그 바람을 따라 내가 또다시 도착한 곳. 시밀란. 그리고 리브어보드.

 


시밀란, 다이버의 성지

시밀란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빙 명소 중 하나다. 태국 남부의 안다만 해에 위치한 이곳은 9개의 섬과 수많은 다이빙 포인트로 구성되어 있다. 깨끗한 시야, 조류가 빚는 생동감, 다양한 해양 생물. 이름만 들어도 다이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곳이다.

그리고 그 시밀란을 제대로 느끼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바로 리브어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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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켓 시밀란

 

리브어보드는 배 위에서 먹고 자고 다이빙까지 하는 시스템이다. 하루에 3~4번씩 바다에 들어가고, 아침엔 브리핑 후 수면 아래로 향한다.


시밀란 리브어보드는 그 자체로 완전한 다이빙 여행이다.


리브어보드 예약, 어디서 어떻게?

이번 여행은 혼자였다. 예전에도 호주 케언즈와 시밀란에서 리브어보드를 해본 적이 있었기에, 익숙하면서도 기대되는 여정이었다.

예약은 liveaboard.com에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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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어보드 예약


이 사이트는 전 세계의 리브어보드를 한눈에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장비 렌탈 여부, 숙소 컨디션, 음식, 가이드 수준까지 다양한 조건을 필터링할 수 있다. 특히, 채팅 상담을 통해 가격 협상도 가능하다. 나 역시 장비 대여 비용에서 약간의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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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보통 4박 5일, 12~15회의 다이빙 기준으로 1,000달러 전후.
혼자 간다면 좀 더 저렴한 옵션을 고르고, 일행이 있다면 다이버 수에 따라 추가 협상도 가능하다. 만약 당신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라스트 미닛(Last Minute) 예약을 노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이 경우 꽤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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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어보드 예약


왜 현지 리브어보드를 선택했나?

한국 다이빙 그룹과 함께하지 않은 건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아무리 다이빙이 좋아도, 나는 말 많은 그룹보다는 조용한 개인 여행을 선호한다. 바다 위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진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내 여행의 방식이다. 리브어보드는 이런 나의 취향에 딱 맞는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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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 시밀란

배 위에서의 생활은 일정이 명확하다.
아침에 일어나 브리핑을 듣고, 다이빙 장비를 착용한 뒤 바다로 입수. 돌아와선 아침을 먹고, 짧은 휴식 후 다시 입수. 그렇게 하루에 많게는 네 번까지 바다에 들어간다.


브리핑, 그리고 다이빙의 순간들

매 다이빙 전에 가이드는 브리핑을 통해 조류 방향, 입수 방식, 예상 생물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특히 시밀란은 조류가 강한 지역도 있어, 브리핑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한 번은 조류 상황이 급변해 다이빙이 취소된 적도 있었다. 그때 1시간 가까이 장비를 착용한 채 기다리며 바다를 바라보던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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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 시밀란 다이빙

 

하지만 그 기다림 끝에 도착한 수린섬의 얕은 수심 다이빙은 완벽한 보상이었다. 작은 물고기 떼, 부드럽게 펼쳐진 산호초, 그리고 하늘 아래 펼쳐진 바다의 향연.

 

가끔은 다이빙 중 레귤레이터를 세게 물고 있었는지 턱이 아프기도 하고, 바닷속에서 추위에 떨기도 했지만, 그런 고생조차 여행의 일부였다.


사진을 보며 다시 떠올리는 기억들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하다 보면, 다시금 바다로 가고 싶어진다.
보트 위에서 일몰을 바라보며 감자튀김을 먹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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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밀란 리브어보드


나이트 다이빙에서 손전등 빛 사이로 반짝이던 갑오징어.
그리고 바다 수면에 누워 별을 바라보던 시간.

이 모든 순간은 나에게 ‘다시 살아가는 느낌’을 주었다. 리브어보드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나를 회복시키는 의식이었다.


당신이 만약 시밀란 리브어보드를 고민 중이라면

몇 가지 팁을 전하고 싶다.

  1. 장비는 꼭 사전 점검을 하고 가라. 고장 나면 대체가 어렵다.
  2. 아침은 꼭 챙겨 먹고 입수하라. 공복 다이빙은 저혈당 위험이 있다.
  3. 사진은 꼭 방수 케이스를 쓰고, 메모리는 넉넉하게. 기록은 곧 감정의 보증수표다.
  4. 인터넷은 없다. 대신 음악, 책, 영화는 미리 저장해라. 나만의 시간을 위한 준비물이다.
  5. 혼자라도 괜찮다. 리브어보드에서는 모두가 다이버고,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시밀란 리브어보드는 단순한 다이빙 여행이 아니다.
그건 바다라는 거대한 품 안에서, 다시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다.


예약을 망설이고 있는가? 그렇다면, 오늘 저녁 사진 폴더를 열어보자.
그 속의 바다를 다시 보는 순간, 당신도 분명히 떠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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