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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활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일 Feat. 방글라데시 사람과 도를 아십니까

by 홍뜨래 Hot Trend 201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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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하고 저녁에 입금할 게 있어 집 근처 은행을 갔다.

안에는 ATM 머신이 두 대가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한 남자가 나를 강렬하게 쳐다본다.

무언가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였는데 월급이 들어왔는지 얼마나 들어왔는지

확인을 하고 싶은데 통잔에 남는 빈종이가 없었다.


그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에게 묻는다.

그는 방글라데시 사람이었다. 아마 이 근처에서 일을 하는 모양이다.

예전 방글라데시 내무부에서 2년가까이 봉사활동을 했었다.

방글라데시어가 패치가 되어있다는 말이다.

나는 오늘은 금요일밤이고 다음주 은행에서 새로운 통장을

발급받아야 한다고 방글라어로 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그 친구는 알아 듣지 못한다.

나보고 그냥 한굴말로 설명을 해달라고 한다.


아직 얘기하진 않았지만 

올해 초까지 나는 태국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었따.

태국어가 패치가 되어있다는 말이다.


도움이 되고 싶었고 오랜만에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하니

방글러어와 태국어가 뒤죽박죽이 되어

외계어가 나와버렸다.


'다음주 은행에서 새로운 통장을 발급받아야 된다'를

다음주는 방글라어서 바꿔야한다는 태국어로

새로운 것으로는 또 방글라어로 또 다른 말들은 태국어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좌절감을 안고 은행 앞에 세워둔 차를 향해 간다.


차를 타기 전 담배를 하나 피며 서있는데 여인네가 다가온다.


나를 보자마자 그녀는 말한다.

'천복이 많으시다'

나는 대답한다. '네?'

그년는 다시 말한다.

'조상복이 많으시다'

나는 생뚱함을 느끼며 서있다.


4년여 외국에서 지내다 실로 오랜만에 이런 상황이 닥치니

뭐랄까 당황스러움이 배로 다가왔다.

어색함과 함께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생각을 한다.


내가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그녀는

다시 힘주어 말한다.

'제대로 들어보세요'


나는 피던 담배를 끄고 차를 몰고 자리를 뜬다.


이 모든게 10분 안에 일어난 사건치고는 참 멜랑꼴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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